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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눌거리/■ 생각

불만이 이끄는 것

by 취하는 이야기 2020.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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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대 도서관 앞 공원은 언제나 싱그럽고 오리가족이 있었다

 

  전북대 학생 시절, 그저 학교가 싫었다. 학교가 나빠서라기보다, 적어도 내 눈에 모두 취업이나 공무원밖에 바라는 것만 들어와서였는지는 모르겠다. 더욱이 촌놈은 모름지기 서울에 대한 환상이 있기 마련이다. 뭔가 기회가 있는 곳, 내 삶을 뒤흔들 무언가가 있는 곳.

  그때, 나는 편입을 결정했고 반수와 휴학을 거쳐 서울시립대 편입에 성공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야말로 미친 짓이었다. 대부분 학교는 편입영어를 보는데, 그곳은 특이하게 전공시험을 봤다. 나는 1년간 공부를 해서 딱 한 곳만 지원했고, 하늘이 도우셨는지 약 801의 경쟁률을 뚫고 붙었다.

  당시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일단 시험장소(건설공학과)가 정문에서 멀지 않았다. 외부인이어서일까. 학교 안 모든 사람이 그렇게 멋지고 예뻐 보이며, 지성적으로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심지어 공기마저 멋짐을 가득 안고 있었다.

나는 시험을 치고 학교를 둘러보지 않았다. 서울에 올 일도 없기에 면면히 보고픈 마음 간절했지만, 불합격하면 모든 게 비수가 되어 내 가슴을 후벼 팔까 봐 걱정되었던 것이다.

 

  막상 가보니까 어때라고 묻는다면 별거 없었어라고 답할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모든 것은 무언가를 갈망할 때의 간절함, 그리고 그것에 이르는 과정이 곧 희열이었음을 시간이 흐르고 나서 알게 된다. 시립대 학생도 같은 학생이었고, 여느 인간과 다르지 않았다. 변한건 나뿐일지도 모르겠다.

 

  직장도 그렇다. 첫 번째 직장은 누구나 한번 들으면 바로 알 수 있는 곳이었는데, 막상 가보니 개판이었다. 후배는 그저 부러워할 뿐이고, 외부인에겐 그저 좋은 기업이나 글쎄.

 

  사람이 여타 동물과 다른 하나는 불만을 갖는다는 것이다. 동물은 순응한다. 인간은 바꾼다. 불만이 문명을 이끌었다. 나 개인도 불만의 역사였고, 늘 불편했고, 늘 분노했다. 사회의 구성원이나 가족 같은 것을 떠나 한 존재로써. 불만이 어디서 멈출 수 있고, 그 불만의 끝에 나만의 어떤 역사를 만들 수 있지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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