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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심각한 코골이다. 얼마나 심했는지, 군대에서 코를 심하게 곤다는 이유로 자고 있는데 쌀베개로 맞기도 했다. 심지어 당시에 안경도 쓰고 있었는데. 또 밖에서 나랑 같이 잔 사람들은 늘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다음날 별명은 언제나 탱크.
문제는 무호흡증상도 심하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숨 넘어갈 것 같다고 말하는 그 증상이다. 진짜 안타까운 것은 이런 심각한 코골이를 ‘피곤의 정도’로만 여기는 문화다. 어릴 적 내가 방에서 심하게 코를 골고 자면, 어머니는 ‘얘가 많이 피곤했구나’ 여기며 이불을 다시 덮어주시곤 했다.
이렇게 30년간 몸을 이끌어 오다 우연히 신문기사를 발견한다. ‘수면양압기’라는 것이 건보적용이 되기 시작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묵혀두었던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병원을 방문한다.
병원별 차이는 대동소이하다. 수면검사 날짜를 잡아, 각종 센서를 몸에 부착한 채로 하루 자고, 결과를 확인 순서다. 결과가 5이하면 정상, 35이상이면 매우 심각인데 나는 무려 72가 나왔다. 막말로 자다 죽어도 모를 일이다. 심지어 심장에 무리가 가니 부정맥 증상도 있었다.
갑자기 내 몸이 불쌍하게 느껴졌다. 그간 죽겠다고 30여 년간 드르렁 비명 질렀는데, 이제서야 돌봐주는 꼴이라니. 또, 동일시간 수면에도 피로를 더 느꼈을 것을 생각하니 아쉬움도 남았다.
그렇게 양압기 처방을 받게 된다. 쉽게 말해, 드라마에서 차 사고를 당한 주인공이 쓰고 있는 산소 호흡기처럼 생겼다. 상당히 불편하다. 자유롭게 못 움직이니 어깨가 굳는다. 숨쉬기도 부자연스럽다. 간간히 세척도 해줘야 하는 번거로움은 덤이다.
그러나, 결과는 놀라웠다. 무려 4.1로 정상 범위 안에 들기 시작한 것이다. 계속 착용하다 보니 불편함도 많이 줄었다(물론 그냥 자는 것보다 편하겠냐만) 가장 궁금한 건, 기상 시 개운 여부였는데, 사실 이 점은 잘 모르겠다. 담배 끊었다고 체력향상을 바로 못 느끼는 것과 같다고 할까? 그러나 산소유입 수치가 4.1로 분명히 좋아졌다는 점, 이로 인해 심장 무리가 사라진 점은 분명하다. 또 하나, 수면시간이 줄었다. 더 적게 자도 충분히 잤다고 느껴서인지, 각성을 해서 일찍 깨는 것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최종적으로 양압기 선택은 옳았다. 안경처럼 사용하지 않으면 바로 코골이가 진행되므로 평생 착용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뭐 어떤가. 내 건강을 위해라는데. 참고로, 건보적용 이전에는 한 달 이용료가 30만원 대였다고 하니, 사실 코골이에겐 축복과 다름없다. 코골이가 심하다면 어서 주변 병원을 물색해 보자. 주변사람도 좋고 내 건강도 좋고. 안 갈 이유가 없다.
* 코에 뭔가를 붙여서 코골이를 막아주는 상품도 나오던데, 근본적 치료가 아니므로 비추한다.
< 양압기 사용관련 부가설명>
1. 최초 한 달 정도는 꾸준히 써야 건보 적용되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때 잘 안 쓰면 영영 건보적용을 받을 수 없다고 하니 무조건 성실히 착용)
2. 최종 승인이 나면, 이후 6개월에 한 번씩 의사 처방을 받아 연장 사용가능
3. 한 달 렌탈료는 약 18,000원
ps. 워렌 버핏은 질레트 주식을 사며, 자는 동안 남자들 수염이 자라는 것을 상상하면 행복하다고 말했다. 코골이도 유전적 영향이 큰데, 이는 다시 말하면 죽지 않는 시장이란 뜻이다. 당장 이 회사가 어딘지, 투자할 방법이 없는지 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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